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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으로부터의자유를위하여
고종석2005-03-0323:36:15

복고(復古)의욕망으로몸이단우익만담가들의엄살과달리,오늘날한국에서언론의자유는극성기를맞은듯하다.올드미디어든뉴미디어든,거대자본매체든소자본독립매체든,제하고싶은말을못해끌탕을하는언론은없어보인다.이제한국의언론을규제하는것은자본의운동력과언론인개개인의양심또는셈속뿐이다.

1988년이전까지만해도미디어대부분이정치권력의직접적통제아래있었다는것을생각하면,오늘날언론이누리는거의무제한의자유는정녕놀랍다.언론은그자신크게기여한바없는한국민주주의의가장큰수혜자다.

그러나한국언론이커뮤니케이션의공변된매개물로보이지는않는다.특정한정파나계급집단에동화되지않고공동체전체의일반언로가되고자하는언론을찾기는쉽지않다.1987년시민항쟁의결과로표준적선거제도가복원되자마자,몇몇신문은그시기의지배적정파와몸을섞으며수구신성동맹의일원이되었다.

당초엔동맹내부의하위파트너였던이신문들은강준만이‘권력변환’이라고부른과정을거치며수구동맹전체를지휘하는상위파트너가되었다.거침없는막말로신문언어의음역(音域)을넓히는데크게이바지한한신문은87년이후네차례대통령선거에서그자신이언론기관이라기보다정치집단이라는것을주저없이드러냈다.

언론의정치세력화가수구진영에서만일어난것은아니다.해직언론인들을중심으로6월항쟁이후창간된국민주신문이특정중도정파로부터비판적거리를잃어버리게되는데는그리긴시간이걸리지않았다.

주류언론다수가수구동맹의일원이었던상황에서이신문의중도정파감싸기는균형을위한일종의에누리라고도볼수있었고,그점에서정의로웠던것도사실이다.그러나주류언론과대항언론의정치적편향은오래지않아초기의비대칭성을치유했다.

올드미디어의주류는오늘날에도여전히수구동맹에속해있지만,온라인매체의주류는개혁담론에휩쓸려여권과어깨를겯고있는있는것같다.모든정파가언론행위의중요성을잘인식하고있다.대통령이국무회의에서‘홍보가곧정책’이라고말했을정도다.

그런한편,형식의신구(新舊)를가리지않고언론전반이자본에깊이포섭되고있는것도민주화시대의특징적현상이다.오늘날주류매체는대체로총자본의일원이다.그렇지않은경우에도,매체의논조에영향을줄수있는가장큰힘은이제정부의의지도시민들의불매운동도아닌광고주의평가다.

그래서수구매체도특유의냉전적논조가우연히자본의운동을거스르게되는특정국면에서는잠시나마꼬리를내릴수밖에없다.마찬가지로,개혁적매체의리버럴리즘이나진보주의역시자본의공세앞에서무뎌질수밖에없다.

광고는매체의힘에비례해따라붙고매체의힘은그소비자들의(구매력)크기에비례하므로,어쩌면언론의자본종속은대중민주주의의완성을뜻하는지도모른다.

그러나이때의대중은,독자로불리든시청자로불리든네티즌으로불리든,언론(이대표하는정파나언론을통제하는자본)에얽매인노예이기쉽다.독자들은,지난세기에한독일비평가가우려했듯,기자들을장교로삼는언론이라는군대의병사에불과하다.

여느군대에서처럼,언론이라는군대안에서도병사는그저명령에복종할수밖에없다.개전이나휴전의결정,작전의수립이나변경에그가간여할수있는부분은전혀없다.

독자들은자신이독립적으로판단하고있다고생각하지만,그판단은기실언론군사령부에서내려온것이다.주체적개인의소멸,이것이야말로민주주의의위기다.그러므로지금이순간민주주의자가외쳐야할것은언론의자유라기보다언론으로부터의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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