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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문제 때문입니다.
 
 
어떤 사안에 있어 잘못을 한 자가 있고 그로인해 피해가 발생하여 피해자가 있다면 이런 문제는 반드시 책임론을 다루게 되기 마련입니다. 개별적 주체들간의 단순한 사태에서부터 집단적 주체들의 공동행위로 인한 사태에서도 가,피해자측이 발생시 책임론원칙은 유효하게 적용됩니다.
 
 
 베트남 전쟁에 있어서 가해자는 미국이고 피해자는 베트남입니다.(제가 여기서 살펴 보려는 것은 개별적 주체들의 책임론이 아닌 집단적 주체들의 책임론과 트라우마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도착적 생각이니 바로 국가등 집단적 주체들의 사례로 넘어갑니다.) 70년대 중반 미국은 이 전쟁에서 패전합니다.그러나 완전한 패전이 아니고 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었던 판국이니 전쟁배상금과 같은 진짜 책임론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허나 패전 국가를 구성하는 당사자인 미국국민들에게는 경제적인 문제가 아닌 명분상 책임론이 심각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미국의 참전이 적어도 가해자의 지위라는 것을 인정시 도덕적으로 책임을 질수밖에 없으니 이로 인한 공화파와 민주파 국민들의 심각한 분열이 일어날 것은 불문가지이고, 70년대 미국은 이런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난 혼란스런(? 보수적 국가주의자가 보기에) 시기였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결국 이 분열이 계속되면 국가를 위기에 빠트릴수 있으므로  미국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적어도 미국국민들에게는 받아들여져야 했습니다. 80년대의 디어 헌터나 람보류의 헐리우드영화가 담당한 역할이 그런 것이었습니다. 이들 영화에서 유독히 강조되는게 고문등의 베트남의 잔학행위였죠.전쟁에서 고문이나 강간은 가해자인 강자가 하죠. 착한 미군에게 그런 걸 하는 베트남을 가해자의 위치로 확정하고, 그럼으로서 이에 대응하는 미군과 미국인들은  베트남전에서 적어도 가해자측의 위치를 벗어던지고 스스로를 피해자측에 위치시킬수 있고,결국 미국인들은 베트남전의 책임론에서 벗어날수 있었고 베트남전 패전의 정신적 외상은 봉합됩니다.
 
 
그럼 이웃나라 일본은 2차대전의 패배와 책임론을 어떻게 돌파했을까요? 철저히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걸로  이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고 하고 있나요? 지난달 패전일인 8월15일에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는 사람들이 넘쳐났습니다. 일본인들의 대부분은 2차대전에서 그들이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서조항이 있습니다. 일부 정치지도자와 군사지휘관을 제외한 대다수의 군인과 국민들은 전쟁의 피해자라는 사고방식이지만 이것은 언어도단이죠. 집단적인 행위의 책임은 특정한 개별적주체가 지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주체가 공동으로 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일본인들의 이 논리는 범주오류를 이용한 변명일뿐이죠.  
 
 
그렇다면 일본은 지난 전쟁에서 이웃국가와 국민들에게 그렇게 심각하게 만행과 착취를 저질러 놓고도 왜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위치 지우려 할까요? 바로 그들이 전쟁의 가해자임을 인정할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책임때문입니다. 일본 국민 스스로가 느껴야 하는 전쟁 책임론이란 일본이라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자기존중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위협합니다. 그러니 온 일본이 전쟁의 가해자가 아닌 원폭의 피해자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가해자임을 인정할시 오는 일본이라는 국가주의의 파멸적 결과를 직관적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2차대전에 있어 그들이 피해자라는 망상적 도착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서로 주입하는중입니다.그게 역사교과서 문제로 인한 한일관계, 중일관계의 마찰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그들은 책임지기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조차 그에맞게 왜곡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실상 한국이나 중국을 겨냥한 대외적인 것보다는 대내적인 일본 국민의 국민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위한 것입니다.
 
 
자 그러면 노무현의 저 불학무식한 호남탓 발언은 대체 뭐 때문일지 다들 이해가 갈겁니다. 바로 지역주의에 있어서 영남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몸부림이죠. 호남을 가해자로 만들어야 양가적으로 영남이 피해자가 됩니다. 노무현의 논리가 바로 그것을 지향합니다. 호남의 단결이 영남의 단결을 불러온다는 것은 지역문제에 있어서 영남이 피해자이고 오히려 호남이 가해자라는 논리입니다.그러니 책임도 호남에게 있고 영남에게는 없습니다.이런 도착적 망상을 진짜라고 믿으면 실제적으로 지역주의 문제에서 노무현처럼 영남에게는 일언반구도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아니 지적할 잘못이 없죠) 호남만의 잘못을 계속적으로 언급하게 됩니다.
 
 
근데 노무현은 자기의 이 논리가 호남인에게 이야기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상 영남인에게 대화하는, 즉 영남인을 위한 맞춤 논리란걸 알고서 언급하는 걸까요? 아마 머리는 좋은 작자이니 그것 정도는 본능적으로 알거라고 예상을 합니다.그렇게 영남의 망상에 아부하는 것이 무엇을 노리는 것인지도 대충 짐작이 가기도 하고. 그러나 노무현이 진짜로 지역문제에 있어서 그렇다고 믿는다면 노무현은 정말 미친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