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의 블로그...


지난번 주차장 지붕 사건의 뒷 이야기가 올라 왔네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 나라는 소시민이 영웅이라... 나라가 버틴듯...
조선이란 봉건 왕조도 그랬고... 지금도...
...

원글 소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원 저작자 분이 copy left를 표방하셨으니...
이후는 알아서... ^^

http://dvdprime.cultureland.co.kr/bbs/view.asp?major=ME&minor=E1&master_id=40&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Txt=&bbslist_id=1850270&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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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가 아닌 좌절] 또 다른 절망만 남은 주차장 지붕 뒷 이야기.

얼마전 올린 [좌절개그]라는 첫머리로 시작한 국내의 개인 게임 개발자가 오피스텔 주차장이야기의 파장이 정말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덕분에.. 조금 더 용기를 내어 그 뒷이야기를 적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간의 진행상황 보고 드립니다.



건물주는, 월요일날 인부들과 함께 지붕 철거계획을 논의했습니다만, 아시다 시피 계속 날씨가 추웠고, 눈도 왔으며 그게 다 얼어 있어서 현재는 공사가 불가능한 상황임을 알려왔습니다. 건물주는 참 점잖고 좋은 분들이어서, 어떻게든 해결해 주시려는 의지만은 확실히 전해졌습니다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군요.

마찬가지로, 저는 아직 게임제작업체등록이 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지요.

다만 구청으로 부터 현재 제 서류는 홀딩중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2만원의 접수비는 날리지 않아도 되려나 봅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겜등위에 접수된 제 서류는 멈춤 상태이구요. 아마 앞으로 1주일이 지나면 자동 취소될 것입니다. 심의료를 내지 않은게 정말 다행입니다.


그 와중에 제 게임 ROSM 은 그저께 한국을 제외한 엡스토어에 성공적으로 업데이트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한국어버전의 게임은 국내 게임 등급 심의를 받기 전에 우선 애플자체의 심의를 받기 위해 한국어 버전의 게임 ROSM을 애플에 리뷰 신청을 넣어둔 결과가 오늘 나왔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애플로 부터 한국전용 버전의 등록을 거절당했습니다.

카운터 펀치는 의외의 곳에서 날아왔습니다.

Reject당했습니다. ㅠ.ㅠ 좌절했습니다.






애플의 이유는 명쾌하게도 동일한 어플리케이션이 game 카테고리에 존재하기 때문에..라고 리젝 사유를 보내왔습니다.(뭔 소리야 똑같지 않아! 한글화 했다고! 언어가 달라 언어가! ㅜ.ㅜ)


전세계적으로 게임 카테고리에 제 게임 ROSM이 존재하는데
왜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 ROSM이라는 같은 게임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사실, 국내에는 국내 법때문에 game 카테고리가 없어서, 국내 게임 개발자들은 편법으로 entertainment 카테고리로 게임을 등록해 왔습니다.

저도 애플로 부터의 메일을 받고 사례를 찾아보니 근 한달 전 부터, 같은 상황에서 거의 100% 거절당했다는 군요.


애플은 작년 말 앱스토어 등록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었는데, 거기에 이런 규정이 있습니다.

2.11 Apps that duplicate apps already in the App Store may be rejected, particularly if there are many of them


이 규정에 따라, 같은 어플리케이션이 두개 이상 등록되어 있는 경우, 국가와 카테고리에 상관없이 한개만 남겨두고 있으며, 설사 실수로 그런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업데이트시에 전부 발견되어 하나만 남기고 강제 삭제된다는군요.


억울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애플의 정책은 납득이 갑니다. 왜냐면 같은 어플을 이름만 바꿔서 수십개씩 등록해서 도배해버리는 개발자들이 상당수 있었거든요.
(또한 엡의 퀄리티에 대해 상당히 간섭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간단히 만들어 본거 같은건 아에 등록조차 되지 않습니다. 있는 것들도 지워지고 있습니다만 이건 지금 이야기의 핵심이 아니니 건너 뛰죠)



이부분은 국내 게임 개발자들에게 완전 치명타, critical hit 백만배의 데미지, 두번 죽이는 일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게임을 만들어서

국내 아이폰 앱스토어에 팔려면 외국 앱스토어는 포기하거나.

외국에 서비스하려면 국내 앱스토어 판매를 포기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 있습니까?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이 무슨 멍청한 시츄에이션이란 말입니까..
(애플에 방법이 없겠냐고 메일은 보내놓은 상태입니다만..

글쎄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무리, 게임물등급위원회로 부터 심의를 받아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제가 미국, 일본에 올린 게임을 자진 철회하지 않는 이상, 국내에 제가 만든 게임을 올려서 팔 수 없습니다.


과연 우리나라 정부, 겜등위는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을까요?

아마도 제가 이 글을 쓰고 혹시, 또 만의 하나 이전처럼 이슈화가 된다면 그때서야 상황파악에 나서겠지요.


졸지에 국내의 게임 개발자들에게 국내 / 국외 시장을 놓고 저울질 하고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아놓은건..

과연 애플일까요? 이런 전세계의 다른 여러 나라와는 사뭇 다른 상황을 만든 겜등위와 정부일까요?

애플이 어플리케이션 검수에 상당히 왔다갔다하는 잣대를 대는건 알고 있고, 리젝팅 당한 것이 겜등위의 탓은 아니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본질을 봅시다. 결국 이상한 규정과 불필요한 과보호 때문에, 한 외국기업의 정책의 변화에 따라가지도 못하는 국내 게임 심의 시스템이 문제가 아닐까요?


겜등위는 이런 상황을 과연 알고 있으면서 게임 심의료를 받으며 겜 등급을 매기고 있을까요? 팔수 있을지 없을지의 상황은 모른척하고 말입니다.


그 피해는 저 같은 소규모 개발자들이 고스란히 당합니다.

제가 처음일까요?

공공인증서 + 개인인증 + 게임제작업체등록 + 애플의 리젝 이라는 모든 데미지를 전부 받은 이 운나쁜 사람이?



우리 솔직히 한번 이야기 해 봅시다.
과연 어떤 누군가가 국민들이 어떤 게임을 즐기는것에 대해서 간섭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런 권한이 있는 걸까요?

아니. 그 이전에, 과연 게임이라는 것의 정의는 겜등위에서는 어떻게 내리는 것일까요?

게임인 것과 게임이 아닌 것의 구분은 도대체 뭘로 할수 있는 건가요?

그걸 법적으로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정말 플래쉬로 가위바위보 게임을 만들어도, 윳놀이를 만들어도 심의를 받아야 하나요?

학교 과제로 콩쥐팥쥐 이야기를 만들어서 플래쉬 에니메이션으로 만들면 괸찮은데

중간에 한번이라도 스토리 선택 분기를 만드는 순간 에니메이션은 게임으로 변하는 걸까요? 이 경우 심의를 받아야 하나요? 누구 눈에 보기에 그건 게임일수 있고 누구 눈에는 아닐수도 있습니다. 누가 앙심을 품고 스토리 선택이 가능한 콩쥐팥쥐 이야기를 겜등위에 고발하면요?

학생들은 이런 상황에서 심의료와 벌금, 또 최근의 바로 구속이야기를 생각하면 누구라도 도전의식이 꺾일 것입니다.

안전한 선택을 하고 말겠지요.


내가 플래쉬로 계산기를 만들어 웹에 올려두었는데, 누군가 그걸로 누가 100까지 먼저 더하기 하나 내기를 하며 게임으로 활용하고 있으면 그것도 게임으로서의 가능성이 있으니 심의를 받아야 하나요?

그럼 옛날 게임인 zork같은 그림 한장 없는 텍스트 위주의 게임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내가 중간에 10페이지를 읽을지 30페이지를 읽을지 선택하는 건데 이게 게임이 되나요? 이건 소설인가요? 게임인가요? 겜등위는 게임을 정의할수 있는 어떤 명확한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그런거 할 시간 있으면 동네 구석구석 숨어서 영업하는 바다이야기 변종들이나 좀 잡아들이세요..



이런 의문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인간을 정의하는 말에 호모 루덴스 “유희의 인간”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심심한걸 싫어하고 자꾸 새로운 놀이를 생각해 냅니다. 그게 창조입니다. 한낱 길가의 돌맹이를 가지고도 놀이를 생각해 내는게 인간입니다.


게임은 과거 Pong같은 단순한 형태로 부터 지금 정말 많은 장르로 불어났고 지금도 계속 새로운 장르가 나타납니다. 그런 것들을 과연 겜등위는 명확하게 게임인지 아닌지 구별해 낼 능력이 있는 겁니까?

우리 국민은 외국인과는 다르게 게임에 푹푹 빠져서 이성을 잃고 중독되는 한국인 특유의 DNA라도 가지고 있는걸까요?

그것보다는 국민들의 수준을 공무원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는게 타당하지 않을런지요..



겜등위는 최근 valve사에 한국내에서는 steam 서비스가 되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그게 불가하면 한글 게임들을 전부 삭제할것을 요청했다지요.


정말 궁금합니다.

아에 서비스 되지 않게 해달라는건 이해를 하겠는데... 한글 게임은 삭제하라?

그럼 겜등위는 한글 심의 기관? 왜 한글게임을 삭제하라는 걸까요? 게임이 영어로 나오면 게임을 못할까봐요?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는데.. 왜 우리는 이상하게 들이대면서 자꾸 앞을 가로막으면서 방해만 하는 조직이 존재하는 걸까요?

게임개발자들이 무슨 불공정한 어떤 지원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른 나라처럼 집구석에서 게임만들어서 맘대로 팔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과연 정말 그렇게 어렵고 힘든 일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 놔.. 진짜 저 요즘 힘들어요 돈좀 벌게 해주세요)


얼마전 대통령께서 마크 주커버그 이야기를 했다지요.



제발, 등 밀어 달라고 안합니다.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다른 나라 사람들이랑 같은 상황에서 경쟁만 하게 해주면 됩니다.

왜 자꾸 도와주겠다면서, 너네들은 혼자 못한다면서, 너네들은 우리가 보호해 줘야 한다면서 되려 자꾸 등뒤에 올라타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무겁게시리...








지난주 글을 올리고, 점심 먹을때쯤 지인들로 부터 전화가 쇄도하더군요.

“너 그러다 잡혀간다 ㅋㅋ”
“무슨 짓을 저지른거냐. 니 글이 각 개그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전 달랑 www.dvdprime.com과 clien에만 올려두었는데...
오후쯤 되니 DC뿐 아니라 오늘의 유머에 까지 제 글이 올라가 있더군요.
그 즈음부터 각 신문사로 부터 컨텍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그 쯤부터는 조금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진지하게 걱정해주는 전화가 오기도 했고 말이죠.

하지만 오후쯤 부터는 에라 모르겠다. que sera sera(이거 제가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의 정신으로 응하리..라고 마음을 편히 먹고 거의 모든 신문사로 부터 인터뷰 요청에 응했습니다. 찾아오겠다는 분이나 오라는 신문사가 있으면 역시 다 응해 드렸습니다.


어쨌거나, 정말 이게 계기가 되서 바뀐다면, 아니 바뀔 단초라도 된다면 나름 정말 아. 내가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한 부분의 역할을 했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했죠.

오후 늦게 부터는 KBS와 MBC로 부터 취재 요청이 있었고 다음날 아침 KBS의 취재가 있었습니다. 기자님들 대부분이 정말 황당해서 연락했다더군요.

게임물 등급 위원회라는 곳이 정말 각계 각층의 미움을 받고 있구나..라는걸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솔직히 거기서 녹을 받는 분들 말고 누가 그 단체를 고마워 할까 싶습니다.



오늘로 대략 첫 글의 포스팅으로 부터 1주일이 지난 날입니다.


변한건 없습니다. 뭐 크게 변하리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묻습니다.

여전히 게임산업은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입니까?






(이글도 무한 펌글 무한 RT하셔도 상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