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의 블로그...


DP에서 글을 보다 스크랩 한다.
글의 원 위치는 다음과 같다

http://dvdprime.cultureland.co.kr/bbs/view.asp?major=ME&minor=E1&master_id=40&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Txt=&bbslist_id=1846609&page=1


아카데미즘에 빠져 있던 미술계보다 더욱 극악한 남한땅의 돌대가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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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동안 대한민국의 차세대 신 성장 동력이라는 게임산업의 멍청하고도 한심한 단면에 대해 정말 뼈저리게 느끼게 되서 글 남겨봅니다.


아시다 시피, 애플 아이폰 앱스토어 한국에는 게임 카테고리가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게임제작을 사전심의하기 때문입니다.

뿐입니까? 학교 과제로, 또는 집에서 친구들과 심심풀이로 플래쉬로 만드는 게임을 자기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 조차 돈내고 사전 심의받으라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네. 공산국가 중국도 안하는 짓을 우리나라에서는 합니다.(중국은 사후심의)

이유는? 뭐 우리 세금으로 녹을 먹는 공무원나부랑이께서 국민을 보호하겠답니다.

나쁜 게임으로 부터 말이죠.

영상물의 심의나, 음악의 심의는 예전에 위헌판결을 받았지만 게임은 아닙니다.
게임은 심의를 받아야 한답니다. 네 좋습니다. 받겠습니다.

제가 지금 부터 적을 글들은 요 며칠동안 제가 겪은 일들입니다.



게임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국내 앱스토어에 등록하기 위해서, 심의를 받으려고 게임물 등급위원회 홈페이지에 방문했습니다.

사이트의 회원으로 가입해야만, 심의신청을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원 가입이 안됩니다. 왜 안되는지 한참을 헤메고 보니.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한답니다.
근데 이게, 우리가 아는 그 저주스러운 공인인증서를 뛰어넘는 인증서입니다.

게임심의전용 공인인증서로.. 이놈은 뭐가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 인증서를 내주는 회사에 직접 서류를 작성해서 대표가 찾아가야 그 회사 직원과 대면을 하고 확인을 한 후에 메일로 인증서 받는 방법을 보내준다는 군요.

그래서 서류를 준비하고 찾아갔습니다. 면접처럼 두근거리더군요.
가서 서류를 내니,


네 다 됐습니다. 가세 메일 확인하세요.

이게 끝입니다.

5초도 안걸렸습니다. 뭐 대단한 서류일까요? 아닙니다. 그냥 사업자등록증하고, 신청서 그게 답니다.
(만약 제 글이 이슈가 되서 이게 메스컴을 타게 되면, 분명 우리나라의 잘난 정치인과 공무원님들께서는, 아 저 회사 대면 단계를 더 강화해야겠군..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제발 머리좀 탑제해 주세요.)



사무실로 투덜거리면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회원가입을 다시 시도했습니다.




가입이 안됩니다.


이유는? 실명인증이 되지 않는답니다. 이게 뭔 소리지 ?
밑에 조그맣게 실명인증이 안되면 아래 팩스 번호로 사업자 등록증을 넣으랍니다.



결국, 국가의 실명인증 정책 덕분에, 국가가 뭔가 하는 사업에는 다 실명인증을 하게 되어 있는 모양이더군요.

www.namecheck.co.kr이라는 회사에 또 뭔가 해야 한답니다. 그래야 일이 진행이 된답니다.

이 회사에 전화를거니, 안내에 나와 있는 팩스번호 말고, 다른대로 보내랍니다.
왜 안내가 다르냐니까, 그건 옛날 번호랍니다. 그럼 이거 잘못 아니냐니까, 글루 보내도 받을수는 있다는군요. 무슨 소리인지..

사업자 카피본을 보내고 40분쯤 지나니, 게임물등급위원회 회원가입 다음단계로 겨우 넘어가더군요.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인증서 회사 방문부터 장장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다음단계로 넘어갈때 정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이야! 이제 되는구나!



6시간째 지나고 나서야, 겨우 회원가입에 성공했습니다. 저녁 7시에 회원가입 처리 문자를 받았습니다. 정말 눈물 나더군요.



이제 게임 파일을 등록할 차례입니다.
그나마 많이 나아진 것이, 작년까지는 아이팟터치에 게임을 인스톨해서 기계를 제출해야 했다는군요.

이 오픈 마켓 게임의 심의 신청 단계에 넘어갔습니다.

첫 페이지에 작게 필요한 서류들에 대한 목록들이 뜨더군요.
사실 뭐 더 어떤 복잡한게 필요할거라고 생각지 않아 대충 읽고 넘긴게 화근이었습니다.

제 오산이었죠.


남자들은 혹, 군대가기전에 병무청에 해외여행 신청해 보신분은 기억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그러지 않겠습니다만...

서류를 준비해서 가면, 이거 빠졌다 다시 준비해와라~ 하고 서류를 던집니다.

그래서 그걸 준비해가면, 다른거 빠졌네 그거 준비해서 다시와라..이럽니다.



제 생각에 게임물 등급위의 게임등급신청 시스템은 위의 저런 경험을 완벽하게 온라인으로 재현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단계 넘어가면..
인감 도장 스캔한거 없네~?

한단계 넘어가면, 사업자 사본 스캔한거 없네?

한단계 넘어가면 또 이거 준비해서 업로드 해야지?

맨 첫페이지의 작은 글씨의 준비 서류부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가면.
그 중간과정에는 어떤 과정에서 어떤 서류들이 필요한지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더군다나.. 중간에 게임설명서를 업로드하라고 되어 있는데....양식이 hwp 파일.

결국 거기서 좌절...
내일 다시 해야겠구나..라고 포기했습니다. 아래한글이 없었거든요.
사무실 사람중에 아래한글 가진 사람에게 부탁해서 내일 출근할때 가져다 달라고 하고 퇴근했습니다.


이때 시간 10시.



그 다음날 아침입니다.

아래한글을 설치하고, 게임 내용에 대한 설명을 넣고 사진을 넣었습니다.
이게 꼭 사진을 넣어야 한다는 것인지, 문제가 있다면 사진을 넣으라는 것인지 정말 불분명한 설명의 파일을 이리 저리 궁리하고 추리하면서 문서를 완성했습니다.


드디어 파일을 업로드 해서 마무리 지었습니다.


6만원을 입금하라는군요.

그런데 아뿔사.. 제가 입금계좌를 못봤습니다. 아니, 제 기억엔 입금계좌에 대한 안내가 없었습니다. 있었으면 메모했겠죠. 아니면 또 작은 글씨로 어디에 있었던지, 제가 정말 못본걸지...

게임위에 전화를 하니 계좌번호를 알려주더군요. 그리고 전화로 제 서류를 검토해 주시더니,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게임제작업체등록증이 없다는 겁니다. 그 대신 사업자등록증을 올렸다는 군요.


게임제작업체 등록증이 없으면 진행할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또 다시,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심의가 나오고 나면 심의 확인증이라는게 나오는데. 이게 딱 1회만 프린트 가능하답니다. 네트웍 프린트도 안되고, 반드시 칼라여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에 꼭 로컬로 연결해서 칼라로 프린트 하랍니다. 정말 대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게임을 만들려고 하면 구청에 가서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입니다~ 라고 등록을 해야 한다는군요.

이게 없으면 게임의 등급신청도 불가능합니다. ㅠ.ㅠ

몰랐습니다. 발급까지 3일 걸린답니다.

또 불이나케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솔직히 이제 뭐 거의 다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거 하나만 받으면 게임심의 신청을 할수 있겠구나..
지금 이 순간까지 겪은 일의 느낌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야 너 우리가 이렇게 까지 하는데 꼭 이 조국 대한민국에서 그 하잖은 게임같은거 만들어야 하겠냐? 엔간하면 포기해라?” 라는 압박을 매 단계마다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느낌조차 뭐 웃으며 잊을수 있을 정도로 허허허 한 상태였는데...



근처의 마포구청으로 즐거운 기분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구청에서 한말은 가관이었습니다.




“게임업체 등록이 안됩니다”


이유가......



제가 빌린 오피스텔 건물의 주차장 지붕이 불법건축물이기 때문에, 그걸 철거하거나, 벌금을 물기 전까지 게임업체 등록을 시켜줄수 없다는 겁니다.

제 입대차 계약서를 검색하면 불법건물이라고 나오기 때문에 등록시켜줄수 없다는군요.
제가 10월 말에 입주했는데, 11월 중순에 불법건물 지정이 되었습니다.

구청 문화체육과에서 저보고 참 딱하다고, 상황은 이해가 되고 하는데 운이 없으시다며.

해결방법은 이사가랍니다.
그게 젤 쉬운 방법이랍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그래서 집주인과 통화를 했습니다.

집주인분들은 참 좋은 분들입니다. 관리인도 좋은 분이시구요.

완공허가 받은지 8년동안 아무 말 없다가, 이제 와서 주차장의 아크릴 지붕이 불법이니 당장 부수거나 벌금내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그럼 지금 겨울이니 공사하기 힘드니 2월달에 허물겠다..라고 구청과 구두 약속이 되어있다더군요.


그래서 다시 문화체육부서에 이야기했더니..이리 저리 알아보더니
안된답니다.

지금이라도 벌금을 내던가, 당장 허물던가 하지 않는 이상, 게임업체 등록을 해줄수 없다는군요.



저로서는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솔직히 불법인지 어떤지의 여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법의 취지도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점도 십분 이해는 하겠습니다.

근데 내가 뭐 공장지은것도 아니고, 무슨 불법건물에 공장만들어 게임찍는것도 아니고..
문제는 제가 주차장의 지붕밑을 집주인이 사무실로 개조해서 세를 준것도 아니고
전 딱 201호에 들어와 사무실을 한 사람인데..
건물의 주차장의 지붕때문에 게임제작사 등록이 안된다는게 말이 안되지 않느냐?
설사 건물주가 불법을 저질렀다 해도 왜 내가, 임차인이 그 벌을 받아야 하는거냐?

자기네들도 어쩔수 없답니다.
법이 그렇답니다. 참 운이 없답니다.


이사가는게 젤 쉬운 방법이랍니다.


이사는 쉽냐고 이사람아...


구청에서 3시간쯤을 그렇게 지내고 나니.. 화도 안나고, 사실 그 공무원들이 무슨 죄겠습니까? 그사람들이야 시스템의 톱니바퀴일 뿐인데...

건물주가 내일 구청건축과에 찾아간답니다.

어떻게 될지는 내일 지나봐야 알겠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서는 번듯한 사무실, 그것도 건물주가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 여부까지 확인해서(미래에 저지를 여부까지 고려해서) 사무실을 얻지 않으면 게임을 만들수 없습니다. 만들수는 있어도 등급신청조차 할수 없기 때문에 (왜? 당신이 있는 사무실의 건물주가 주차장에 아크릴로 물세지 말라고 지붕을 설치해서..) 게임을 유통시킬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개인이 집에서 끄적끄적대며 게임을 만들어 봤자...그 뒤가 거의 불가능.

집은 사업장으로 등록이 안됩니다.


뭘 어쩌라고!!!

우리나라는 집에서 끄적이면서 창고창업같은거 안되는 나라입니다. 벤처? 훗.


정말.. 요 며칠동안 국내에서 게임을 만든다는게.이렇게 힘든거라는걸 첨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사람들의 의욕을 짓밟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정말 머리를 맞잡고 고민한게 느껴집니다.

‘그냥 너네 구멍가게나 해. 무슨 창조적인 짓거리야. 가서 장사나해..

내가 이렇게 까지 귀찮게 하는데 꼭 게임을 만들어야 니 직성이 풀리겠냐?’ 라는 소리가 매 순간순간마다 마음속으로 들어옵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입주한 건물의 주차장의 지붕때문에 게임제작업체 등록이 거부되었다고 말하니 다들 자지러지게 웃습디다. 정말이냐고. 완전 대박이라면서. 그게 진짜냐면서..

그래 레알 진짜다.




게임등급위의 홈페이지 메인에는 다음과 같이 써 있습니다.

“ 게임산업은 우리의 차세대 성장동력입니다”

엿이나 먹으라지.